본 문 : 데살로니가전서 2장 13–15절

제 목 : 본질에 충실한 교회


말씀요약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번에 불가리아를 방문하면서 여러 정 교회 성당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오랜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는 성당에 들어가 예배의 공간을 바라보면서 제 마음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당 안에는 성화가 있었고, 촛불이 켜져 있었고, 오랜 세월 이어져 온 기도와 예배의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이런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무엇이 이 교회를 오랜 세월 동안 지켜 왔을까?’

물론 오래된 건물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믿음이 깊은 것은 아닙니다.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교회가 모든 면에서 옳다는 뜻도 아닙니다.

그런데 한 가지는 분명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시대가 바뀌고 정권이 바뀌고, 사회의 가치관이 바뀌어도 교회가 끝까지 붙들어야 할 것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불가리아 정교회도 역사 속에서 오스만 제국의 지배와 공산주의 정권 아래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특히 공산주의 시기에는 종교 활동과 교회가 국가의 통제를 받았고, 성직자와 신자들이 여러 제약을 경험했습니다. 그렇지만 정교회는 불가리아의 역사와 문화 속에서 중요한 신앙의 유산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모습을 생각하면서 저는 우리 파리감리교회를 돌아보았습니다.

우리는 지금 어떤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까? 세상은 빠르게 변합니다. 사람들의 생각도 변하고, 문화도 변하고, 신앙을 바라보는 시선도 변합니다.

그렇다면 교회도 시대에 맞추어 계속 변해야 할까요?

물론 변화해야 합니다. 복음을 전하는 방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찬양의 형식도 달라질 수 있고, 다음 세대에게 말씀을 전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변화할 수 있는 것과 변해서는 안 되는 것을 구별해야 합니다.

복음을 전하는 방법은 달라질 수 있지만 복음의 본질은 달라져서는 안 됩니다. 예배의 형식은 달라질 수 있지만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은 잃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시대는 바뀌어도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믿음과 말씀에 대한 순종은 지켜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불가리아 정교회의 오랜 신앙 전통을 바라보면서, 우리 교회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함께 말씀을 통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첫째, 교회는 사람의 유행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데살로니가전서 2장 13절에서 사도 바울은 성도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사람의 말로 받아들이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였다고 칭찬합니다.

교회가 교회다워지는 출발점은 무엇입니까?

좋은 건물이 있으면 교회다워집니까? 사람이 많이 모이면 교회다워집니까? 좋은 프로그램이 많고, 찬양이 아름답고, 여러 행사가 활발하면 참된 교회가 되는 것입니까?

그런 것들이 교회에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교회의 본질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교회의 중심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데살로니가후서 2장 15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굳건하게 서서 말로나 우리의 편지로 가르침을 받은 전통을 지키라.”

여기서 말하는 전통은 단순히 오래된 관습이나 옛날부터 해 오던 방식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바울이 데살로니가 교회에 전해 준 사도적 가르침, 곧 복음의 진리를 가리킵니다.

이 말씀을 바르게 이해해야 합니다. 성경은 무조건 옛것을 지키라고 말씀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도들이 전해 준 복음의 진리를 굳게 붙들라고 말씀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교회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겠습니까?

정교회는 오랜 세월 예배와 기도, 성찬과 신앙교육의 전통을 중요하게 여겨 왔습니다. 시대가 달라져도 교회가 무엇을 믿고 누구를 예배하는지 잊지 않으려는 노력은 우리에게도 중요한 도전이 됩니다.

그렇다고 정교회의 모든 전통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전통은 성경의 가르침에 비추어 살펴야 합니다. 개신교와 정교회는 성화와 성인 공경, 교회의 권위에 관해 서로 다른 이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로 다른 점이 있다고 해서 배울 점까지 외면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정교회가 예배와 기도, 성찬을 오랫동안 소중히 여겨 온 모습을 통해 우리 자신의 신앙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질문해야 합니다.

‘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가고 있는가?’

‘우리 교회는 시대의 유행을 따라가는 데 힘쓰고 있는가, 아니면 시대가 변해도 복음의 진리를 전하는 데 힘쓰고 있는가?’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아가는 교회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세상의 생각이 하나님의 말씀보다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도록 해서도 안 됩니다.

세상을 이해하되 세상의 가치관에 끌려다니지 말아야 합니다. 시대의 변화를 읽되 복음의 본질을 바꾸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 파리감리교회가 말씀 위에 굳게 서는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둘째, 교회는 예배의 거룩함과 하나님을 향한 경외심을 지켜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불가리아의 정교회 성당을 방문하면서 눈에 들어오는 것 중 하나가 성화였습니다.

성화는 정교회에서 단순한 장식 그림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와 성경의 사건, 성인들을 표현하며 신자들이 신앙의 내용을 기억하고 묵상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정교회 전통에서는 성화 앞에서 드리는 공경과 예배의 대상이신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구별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성화의 전통을 생각하면서 루브르 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는 한 작품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비잔틴 시대의 작품인 《데이시스, 천사와 성인들》입니다.

이 작품은 루브르 박물관 리슐리외관 1층 501번 전시실에 소장되어 있으며, 작품의 중심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계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한 손으로 축복하시고, 다른 손에는 십자가가 새겨진 책을 들고 계십니다. 그리스도의 오른쪽에는 성모 마리아가, 왼쪽에는 세례 요한이 그리스도를 향해 기도하는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비잔틴 시대에 제작된 작은 성화로, 중심 부분은 스테아타이트라는 부드러운 돌에 부조로 조각되어 있고, 아래쪽에는 나무판에 그려진 인물들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루브르의 작품 설명에 따르면 제작 시기는 중심 석판이 대략 13세기, 나무판의 그림은 14–15세기로 추정됩니다.

이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한 가지 분명한 특징이 있습니다.

모든 시선이 그리스도를 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성모 마리아도, 세례 요한도 그리스도를 향하고 있습니다. 작품의 중심에는 그리스도가 계십니다.

물론 이 작품은 성경 본문을 그대로 묘사한 그림은 아닙니다. 데이시스는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성모 마리아와 세례 요한이 인류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는 전통적인 성화의 형식입니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비잔틴 교회가 그리스도를 중심에 두고 기도와 예배를 이해했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작품을 바라보면서 우리 자신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 수 있겠습니까?

‘우리 교회의 중심에도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는가?’

‘우리 예배의 중심에도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는가?’

‘내 신앙의 중심에도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는가?’

여러분, 교회가 바빠질수록 오히려 이 질문을 잊어버릴 수 있습니다.

행사가 많아질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많은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는 마음을 잃어버린다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입니까?

예배는 단지 우리가 정해진 시간에 모여 노래하고 말씀을 듣는 시간이 아닙니다. 하나님 앞에 서서 그분을 경외하고, 말씀을 통해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 하며, 우리의 삶을 주님께 드리는 시간입니다.

물론 경건한 예배가 반드시 엄숙하고 조용한 예배만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쁨의 찬양도 하나님을 향한 예배입니다. 뜨거운 기도도 예배입니다. 그러나 어떤 형식으로 예배하든 하나님을 향한 진실한 마음과 말씀에 대한 순종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감리교회는 예배의 형식만을 지키는 교회가 아니라, 성령 안에서 하나님을 깊이 만나고 말씀에 응답하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예배의 형식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배의 대상은 달라질 수 없습니다.

우리의 예배 중심에는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가 계셔야 합니다.

셋째, 교회는 작은 능력으로도 믿음을 지켜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요한계시록 3장 8절에서 주님은 빌라델비아 교회를 향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작은 능력을 가지고서도 내 말을 지키며 내 이름을 배반하지 아니하였도다.”

이 말씀을 읽으면 참으로 위로가 됩니다.

주님께서 칭찬하신 교회는 세상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교회가 아니었습니다. 주님께서 특별히 칭찬하신 것은 그들이 작은 능력을 가지고서도 말씀을 지키고 주님의 이름을 부인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교회의 힘은 어디에 있습니까?

건물의 크기에 있습니까? 재정의 규모에 있습니까? 사람들의 숫자에 있습니까?

물론 교회가 성장하고 많은 사람을 섬기는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교회의 참된 능력을 결정하는 기준은 아닙니다.

주님께서 보시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가졌느냐만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것으로 얼마나 신실하게 주님을 섬기느냐 하는 것입니다.

불가리아 교회의 역사를 돌아보면 오스만 제국의 지배와 공산주의 정권의 통제라는 어려운 시기를 지나온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교회가 자유롭게 신앙을 표현하기 어려운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 역사 속에서 신앙을 지키고 교회를 이어 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오늘 우리에게도 믿음의 무게를 생각하게 합니다.

물론 모든 시대와 상황을 똑같이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날 프랑스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경험하는 세속화와 과거의 정치적 종교 탄압은 서로 다른 현실입니다.

그러나 환경이 달라져도 우리에게 주어진 질문은 같습니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주님을 믿고 따를 것인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말씀대로 살아갈 것인가?’

‘신앙을 지키는 일이 불편해져도 주님의 이름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것인가?’

우리는 지금 파리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곳은 문화와 예술이 풍부하고 다양한 생각이 공존하는 도시입니다. 동시에 종교가 개인의 사적인 영역으로 밀려나고, 하나님을 믿는 신앙이 삶의 중심에서 멀어지는 모습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세상을 적대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세상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복음의 빛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직장에서 정직하게 살아가는 것, 가정에서 사랑으로 서로를 대하는 것,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것, 다음 세대에게 믿음을 전하는 것,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예수 그리스도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이것이 우리가 지켜야 할 믿음입니다.

우리 파리감리교회가 큰 능력을 자랑하는 교회보다 작은 능력으로도 말씀을 지키는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사람들이 알아주는 교회보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세상의 변화 앞에서 두려워하기보다, 주님의 말씀을 굳게 붙들고 믿음으로 서는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결론: 전통을 넘어 복음의 본질을 지키는 교회

오늘 우리는 불가리아 정교회의 오랜 신앙 전통을 생각하면서 세 가지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첫째, 사람의 유행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어야 합니다.

둘째, 예배의 거룩함과 하나님을 향한 경외심을 지켜야 합니다.

셋째, 작은 능력으로도 주님의 말씀과 이름을 끝까지 붙들어야 합니다.

여러분, 전통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전통은 우리가 무엇을 믿고 누구를 예배하며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기억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오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전통을 무조건 지켜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반대로 오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버려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성경의 말씀에 비추어 살펴야 합니다. 그리고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신 복음의 본질을 굳게 붙들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의 교회가 지켜야 할 것은 단순히 과거의 모습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믿음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입니다.

성령 안에서 거룩하게 변화되는 삶입니다.

그리고 이웃을 사랑하며 복음을 전하는 사명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세상은 계속 변할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파리도 변할 것입니다. 교회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생각도 달라질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붙드는 예수 그리스도는 변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를 진리로 인도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도 믿음의 중심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파리감리교회가 오래된 전통만을 자랑하는 교회가 아니라, 살아 있는 복음을 증거하는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예배 가운데 그리스도를 바라보고, 기도 가운데 주님의 뜻을 구하며, 일상의 삶 가운데 말씀을 실천하는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빌라델비아 교회를 칭찬하셨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네가 작은 능력을 가지고서도 내 말을 지키며 내 이름을 배반하지 아니하였도다.”

이 말씀이 우리 파리감리교회와 모든 성도에게 주시는 주님의 칭찬이 되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